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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미안하다 사랑한다>의 소지섭보다 <발리에서 생긴 일>의 소지섭을 기억하고 있는 내게 <영화는 영화다>의 소지섭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. 왜 다들 <미안하다 사랑한다>의 소지섭을 보고 '소간지'라며 열광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<영화는 영화다>의 소지섭은 여심을 사로잡을 만한 멋진 배역으로 돌아왔다.

하지만 이런 소지섭이 더 빛나게 된 데는 바로 강지환이 있다. 영화 상에서의 캐리턱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소지섭과 강지환은 대비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. 강지환의 다소 하이톤의 목소리는 소지섭의 느릿느릿한 굵은 저음의 목소리를 더 빛나게 했고, 항시 뭔가 들떠서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이 스타임을 과시하고자 했던 강지환의 행동들은 진중함과 신중함이 묻어나는 소지섭의 액션을 더 빛나게 했다. 그만큼 그 둘의 캐스팅은 적절했다. 긴 러닝타임을 끌고왔던 원동력은 소지섭과 강지환의 주고 받음이다. 서로 너무 튀지 않고, 상대를 이기려하지 않고, 자신의 캐릭터에 제대로 몰입해서 과하지도, 덜하지도 않았다.

그리고 다소 무거울 뻔 했던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활력소를 주었던 봉감독 역시 숨은 조력자이다. 인지도 면에선 홍수현이 그 다음으로 보이지만 봉감독을 맡았던 고창석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. 소지섭과 강지환의 사이를 이완시키는 동시에 둘의 수위를 조절하는 무게추 역할같은 느낌이었다.

이처럼 <영화는 영화다>는 저예산으로도 충분히 멋진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. 물론 소지섭과 강지환이라는 티비스타의 네임밸류가 작용한 면도 있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. 몇십억, 몇백억을 쏟아부은 마케팅 비용보다 입소문이 무섭다고 내가 <영화는 영화다>를 본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입소문이었다. 그 만큼 영화팬들 사이에서 저예산이라 해서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었다.

영화는 영화다
감독 장훈 (2008 / 한국)
출연 소지섭, 강지환, 홍수현, 고창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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